드디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 규칙이 여야 합의로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였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통과되었기에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국회 세종의사당 시대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제 세종의사당을 어떻게 지어야 민의에 충실하며 개방적이고 효율적인지를 깊이 고민할 시간이다.
정부세종청사를 지으면서 비효율적이며 땜질식 건축으로 많은 비판이 있었다. 국회 세종의사당을 지으면서 이를 되풀이하여서는 안 된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설치되는 것에만 만족하여서는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을 의미심장하게 경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졸속으로 건축되어서는 안 된다. 민의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로, 그러면서도 효율적으로 건축되어야 한다.
독일과 호주의 국회의사당은 그런 면에서 우리가 참고하기에 좋은 모델이다. 우선 독일 국회의사당은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많은 부분이 파손된 채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기도 하였다. 독일의 재통일 이후인 1999년부터 다시 독일 의회민주주의의 본산이 되었다. 독일의 국회의사당은 독일이 통일되면서 기존의 국회의사당을 새롭게 단장하였다.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를 맡았는데, 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철거하고 대대적인 개축을 했다. 이때 그는 허물어진 돔의 자리를 알루미늄과 유리로 감싸서 채광이 잘되고 환기에도 유리한 친환경적인 건물로 만들었다. 그런 의미 외에도 고전적이고 구세대적인 건물에 새로운 시대의 박동을 느낄 수 있는 첨단의 재료를 이식했다.
획기적인 것은 돔 안에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상징하는 구조와 기능을 국회의사당 건축에 반영한 것이었다. 시민이 국회의사당 돔을 걸으면서 국회의원이 일하는 모습을 위에서 아래로 직관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동안 전 세계 국회의사당은 권위를 강조하기에 바빠 국민의 접근성에 제약이 많았다. 독일 국회의사당은 이러한 관행과 통념을 송두리째 깼다. 국회의사당이 중요한 건물이라지만 여의도에 있는 우리의 그것처럼 울타리도 경비병도 없다. 바로 근처에 있는 총리 관저도 마찬가지다.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독일인들은 안보의 무방비 상태 아니면 안보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이다.
호주 국회의사당은 시민들이 친숙함을 느끼도록 지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호주 국회의사당의 모토는 “시민이 의회 위에 있다”는 것이다.
호주 국회의사당은 캔버라 캐피털 힐에 1988년 건축됐다. 60여년 역사의 구 국회의사당이 낡고 가용 면적도 부족해지자 새로 건축하기로 하고 설계공모전을 개최했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 로말도 주르골라가 발탁됐다.
그는 건물 대부분을 캐피털 힐 아래로 배치하고, 언덕 위로는 마치 2개의 부메랑이 마주하는 듯한 형태를 구성했다. 언덕의 원래 높이보다 4m 더 높은 언덕 위로는 호주에서 가장 큰 크기의 국기를 설치했다. 조경가 피터 롤랜드와 함께 외부 공간도 적극적으로 디자인했다. 호주 국회의사당 위에 정원을 조성하여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걷고 휴식하고 즐길 수 있게 하였다. 호주 국회의사당의 모토인 “시민이 의회 위에 있다”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몇 세기를 내다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절대 ‘시간’이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격언을 다시 한번 새기기를 바란다. 민의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로, 그러면서도 효율적인 구조로 설계되기를 바란다.
독일과 호주의 국회의사당처럼 시민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국회 세종의사당을 기대한다.
출처 : 충남일보(http://www.chungnam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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