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정 대표는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 입주해 지금까지 세종시와 함께 한 <세종시 토박이>다.
또한 요즘 보기 드물게 4명의 남자아이를 키우는 애국자이자 사업가 겸 주부이기도 하다.
평소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대해 고민하던 어느 날, 학교 급식 노동자의 높은 업무 강도에 대한 뉴스를 접했다.
서 대표 : 급식 노동자는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인데 재료 손질, 조리, 식판 세척, 청소 등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았어요. 특히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암 발생까지..
서 대표는 이를 계기로 학부모와 급식 노동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다회용기 렌탈 및 세척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린이집, 유치원 및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깨끗한 급식 환경을, 근로자에게는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해주며, 플라스틱과 물 사용량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사업.
이 시기에 세계적으로 환경문제, 특히 ESG와 탄소중립 등이 이슈가 되면서 시장성을 확신하고 ‘나눔씨엘’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서 대표 : 나눔씨엘이라는 이름은 사회적 가치의 <나눔>을, <씨엘>은 Clean의 앞 두글자를 따왔어요. 엘(el)은 성경에서 천사를 뜻하기도 해요.
기업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눔씨엘은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환경’, ‘사회적가치 나눔’, ‘사회적약자층 일자리창출’ 을 주된 목표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이제 막 설립된 기업임에도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서 대표는 본격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취약 계층, 특히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식판 렌탈 사업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서 대표의 나눔씨엘은 독보적인 경쟁력이 있다.
우선 철저한 위생관리 능력이다.
세종시 최초 나노버블, ClO2(씨엘오투) 직접 생산 소독설비,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순수(불순물완전제거)설비 등 최첨단 친환경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하여 차원이 다른 안심 세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고실, 세척실, 포장실, 출하장등을 별도로 구분해 운영한다.
나눔씨엘은 애벌세척(1차)→친환경1종세제 담금세척(2차)→헹굼(3차)→초순수 살균헹굼(4차)→초순수안심헹굼(5차)→초순수 초음파 안심헹굼(6차)→고온열풍건조(7차)→외관검수 및 자동포장진행(8차)까지 총 8단계의 세척 공정을 통해 안전한 식판, 안심식판을 제공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을 위해 무인항공기, 반도체 세척공정 기술개발 및 설비제작 경력이 있는 임직원과 함께 더욱 완성도 높은 식판 자동세척 설비를 갖추기 위해 설계 및 공정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에 있다.
서 대표는 나눔씨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몇 가지 바람이 있다고 했다.
첫째로 시민들이 물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물절약과 환경보호에 앞장서 후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
나눔씨엘의 세척 허브를 통해 통합 세척이 이루어진다면 세종시만 연간 약 10,000톤에 해당하는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둘째로 급식환경개선. 전국적으로 민간, 직장,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주간보호센터 등 조리사, 보조조리사는 업무 강도가 높고 각종 질환 등으로 이직율이 매우 높다. 식판 세척 부분만 따로 맡겨도 일이 절반으로 줄고 업무 만족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 근로환경과 급식환경을 개선했으면 한다고.
마지막으로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한편 서 대표는 최근 추진한 프로젝트에 실패했다며 세종시의 지역 기업 홀대에 대해 아쉬움을 토해내기도 했다.
서 대표 : 요즘 지역 기업 대표들 사이에서는 '다른 지자체는 지역 기업 보호와 육성에 만전을 기하는데 세종시는 지역 기업 육성보다는 대기업 모시기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와요.
서 대표는 올해 6월부터 모 장례식장에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보급하고자 관련 부서 및 기관과 협의 중이었으나, 갑자기 대기업 계열사가 무료 다회용기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해 그 동안 준비했던 많은 것들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장례식장 관계자가 "내년인 24년 1월부터는 다회용기 사용을 본격 추진하면서 입찰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해 그나마 다시 기대를 걸어보지만 입찰시 세종시 관내기업, 특히 예비 사회적기업 등을 우선할지는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서 대표 : 최근 전국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어린이집, 유치원, 각급 학교에 식판 세척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거든요. 만약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일을 따내고 지원까지 받게 되면 세종시민의 세금으로 대기업만 배불리는 것인데...
서 대표의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4명의 아이와 급식노동자 및 취약계층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슈퍼맘, 서은정 대표를 만나봤다.
[세종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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